나는 셀피한다 고로 존재한다.
서울에 온지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났다.
나에게 집중하고싶어서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고 내마음에 힐링이 되는 책도 읽다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이성적으로 난 내자신이 채워져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한켠이 텅빈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대화할 사람이 필요해 온라인공간 카카오톡 오픈챗을 알아보니 각종 취미 연령대 채팅방이 존재했지만 뚜렷한 색깔이 없는 모임들이 많았다.
입장 하자마자 나이공개와 '얼공필수'라며 셀카를 공유해서 호감형이면 반응을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반응이 없다.
언제부터 외모가 다른 사람과의 연결고리가 되었는지 알수없지만 그래서 인지 다들 자기 자신의 본연의 모습보다는 시대가 원하는 내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것 같다.
나는 셀피한다 고로 존재한다. 라는 책에서도 가상의 시대에서의 셀피가 말해주는 새로운 정체성을 설명하고 있다.
인간이 주체로서 활약하게 된 르네상스 시대에 자화상이 꽃을 피운 것처럼, 가상의 주체성이 탄생하면서 셀피가 유행하게 된 지금 우리는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혼란스러울까? 언어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즉각적인 이미지가 우세해진 세상에서, 가상의 자아 앞에 주체성을 잃어버린 개인은 화면 너머로 타자와 만나면서 공허함을 느낀다.
지금으로서는 이 새로운 형태의 자아의 변모의 시간이 여전히 불편한 순간으로 남아있다.
그만큼 사는게 고달프고 확신없는 불안을 가지고 살고 있는 우리시대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온라인에서의 소통이 타인과의 현실적이고 깊은 관계를 상실했다는 느낌을 준다에 대부분 공감을 한다.
때문에 다시한번 관계를 되돌아보고 재정립하는 모임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게 느껴졌다.
본질적으로 이러한 공허함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답은 아직 얻지 못하였다.
하지만 내가 얻은 힌트는 현실적이고 믿을수 있는 이해관계에서 서로를 채워줄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상의 자아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일상속에 통합시키고있는 그대로의 나와 대화를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때까지 나의 옆자리를 비워두는것이 현명할것 같다.
최근에 그린 그림을 온라인으로 공유 하기도 하고 모임에 참가해보니 다른사람의 생각을 듣고 나와 다름을 이해하다보니 주제에 대한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공감대가 형성이 되려면 그들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되는데 그러기엔 내가 아직 부족하는 생각이 들어 그들이 하는 대화에 조금더 관심을 두고 배워나가려 한다.